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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스포일러多 결말 포함 - 영화 같지 않아서 답답했던 영화

주인아씨 2016. 8. 20. 05:54


드디어 봤다.

예고편을 봤을 때부터 이건 무조건 봐야한다! 했는데 이제서야 보게 됐다. ​영화평부터 하자면? 믿고 보는 하정우 그리고 제목에 쓴대로 영화 같지 않아서 2시간 내내 너무 답답했다.




이 아래 내용은 영화 터널 결말 포함 스포일러이오니 영화를 못 보신 분은 뒤로 나가주세요!





대놓고 기아자동차 영업사원 정수(하정우)는 별안간 무너진 터널에 갇힌다. 그가 가진 것이라곤 출발 전 3만 원만 주유하라는 그의 말을 못듣고 만땅 주유한 노인 덕택에 기름 빵빵한, 어쩐지 튼튼한 기아 자동차 한 대와 그 귀 어두운 노인이 마지막에 정수에게 쥐어준 물 두 병
그리고 딸의 생일 케이크 하나.




​'여보세요 119죠 지금 터널이 무너졌어요'



정수의 다급한 구조요청 전화를 장난전화인 줄 알고 퉁명하게 받는 수화기 건너편 119 직원의 목소리를 들으면서부터 답답하기 시작했다.

너-무 현실같아서.


실제로 내가 운전해가다 새로 지은 터널이 와장창 무너졌는데 운좋게 어찌어찌 살아 남아서 겨우겨우 119에 전화를 했을 때! 내가 처음 맞딱드린 반응이 딱 저런 반응일거 같다.

천만다행인건 어쨌든 전화 접수가 됐기 때문에 구조대원이 근처로 와주기는 한다는 것. 신고를 해도 지가 주소를 모르겠다고 나중에 다시 전화하라는 경찰보다 내 핸드폰 위치를 찾아 와주기는 하는 119 대원님들 정말 감사합니다 흑


영화 터널은 뿌려놓은 복선을 차곡차곡 잘 줏어담는다

개연성이 부족한 장면들도 몇 있다만 난 오히려 그런 부분, 부분들이 가슴이 더 와닿았던거 같다. 자기 남편 구해주느라 열일 하는 분들에게 계란후라이를 구워 나르는 배두나나 바닥에 떨어진 계란후라이를 후딱 줏어서는 빗물에 대강대강 씻어 먹는 구조에 투입된 공사 직원분. 그리고 하필이면 그 유쾌한 분이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셨을 때 그 장면 모두가 실제 내가 겪고 있는 지금의 우리나라 현실 같아서
에고

아빠가 터널에 갇혀있는지도 모르고 생일선물로 강아지를 사달라는 딸의 강조아닌 강조에 설마설마 했더니 어디서 대출광고씨에프 찍다 온거 같은 개가 짜잔 등장할 때는
내가 막 다 설레더라.

이 강아지의 등장에- 그래도 영화가 해피엔딩이겠구나 싶더라. 실제로 이렇게 큰 사고를 겪고 홀로 고립이 되면 폐소공포증이 없는 사람도 공포 불안 패닉 등의 심리상태를 극복하지 못해서 오래 살아 남지 못한다. 정신은 몸을 지배하잔나!!

무슨 일이 일어나도 무조건적인 사랑과 관심을 주는 강아지의 등장을 보아하나 주인공 정수가 살아서는 나가겠구나 싶었다. 진짜 해피엔딩으로 안 끝나버리면 영화 보는 내내 가슴이 답답해 계속 한숨 쉬던 내가 ​영화까지 이렇게 헬스러워야겠냐며 소리를 질러버렸을테지.

다행히 영화는 해피엔딩아닌(?) 해피엔딩이다.


무너진 터널은 당연히 부실공사 때문이다.

지금 그 날림 공사로 개통한지 한 달 밖에 안된 터널이 무너져서 사람들이 갇히고 개도 갇혔는데 왜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고 왜 끝까지 관심을 보여주지 못하나!

사고로 갇힌 정수를 구조하느라 공사 진행을 못해 손해가 막심하다며 바로 옆 2호터널 공사를 재계해야 한다며 밥도 입에 못대는 정수 와이프게 공사 재계 동의서를 들이민다.

완전 우리나라네

실재로 영화속에나 있어야 했었던 장면인데. 개돼지보다 못한 취급을 받는 대한민국 국민 목숨. 진실은 중요하지않고 어쨌든 이 사고로 인해 이득만을 취하려는 정치인과 기자들-

특히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하는 정수 와이프랑 정치용 사진을 찍으려는 자들의 가증스러움이 그리고 이때다 셔터를 바삐 누르는 기자들이- 뉴스 어디에선가 본거 같아서 참 나 위화감도 안들더라.


무능한 누구누구 보는거 같은 김혜숙의 연기는 크하
정말 믿고 보는 하정우 오달수 김혜숙!


어쨌든
넘나현실같은 이 놈의 영화는 마지막까지 속 답답하게 만든다. 내가 영화 보는 내내 한숨을 한숨을 얼마나 쉬었는지. 이런 말도 안되는 재난 현장 한 가운데에 살아 남은 1인인데 국가가 나를 구해준다고 믿는게 당연하잖아요!

하지만 우리나란 그렇지 않아.
니가 알아서 터널을 기어 나와야한단다.
무려 35일을 구조되길 기다리며 버텼는데!



아무튼 영화지만
살아와줘서 고마워요
앞으로 살 날이 더 지옥같겠지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도 그렇고
아 나 너무 현실과 혼동되고 그래
진짜 터널 무너진 사건이 있었던거 같고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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